보물 22

(2006.03.17. 작성)

아빠가 선물..

며칠 전에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 전날은 전에 하연이 생일 선물 받은 것들 중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환불하고 대신 이것 저것을 사와서 그 선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 때 예연이가 한 말...

"아빠, 아빠가 예연이 선물이예요!"

(흐뭇한 아빠...)

아빠가 기뻐하는 모습을 본 하연.. 뒤질새라 이제는 엄마까지 끌어들이는 정치적인 하연이...

"아빠, 하연이는 아빠엄마가 하연이 선물이예요!"

한참 후...

밥을 먼저 먹고 집을 나서기 위해 밥을 먹고 있는 예연이에게 늘 하듯이 뽀뽀를 했다. 아빠가 뽀뽀하면 늘 그 뒤에 자기 입술을 손으로 닦던 예연이.. 이번에는 좀 다르다..
손을 내밀어 아빠 입술을 닦아 준다. 밥을 먹는 자신이 미안했는지...

또 한 번 감동...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 그것은 감동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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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Quote...

"Who knows when it happens, but it happens. Suddenly you realize that you're switching from saying 'Hi' to saying 'Bye.' And it's a full-time job: death. You really have to wrench your head around to look in the other direction, because death's so apparent now, and it wasn't apparent before. You were intellectually persuaded that you were going to die, but it wasn't a reality." - Martin A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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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족하는 마음

그러나 지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이 큰 이익이 되느니라.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정욕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침륜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오직 너 하나님의 사람아 이것들을 피하고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좇으며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영생을 취하라. 이를 위하여 네가 부르심을 입었고 많은 증인 앞에서 선한 증거를 증거하였도다. 만물을 살게 하신 하나님 앞과 본디오 빌라도를 향하여 선한 증거로 증거하신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내가 너를 명하노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나타나실 때까지 점도 없고 책망 받을 것도 없이 이 명령을 지키라.(딤전 6:6-12)


공자의 제자 중 안회는 지극히 가난했지만, 학문과 덕행을 중하게 여겨 그 가난 가운데서도 불평하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 했다고 한다. 거기서 안빈락도(安貧樂道)라는 고사성어가 나왔다. 가난하지만 편안함을 유지하고, 도를 즐거워한다는 말... 옛날 선비들이 추구하던 하나의 가치였던 것같다.

디모데전서에도 비슷한 말씀이 나온다. "그러나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이 큰 이익이 되느니라.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 안빈락도에 불가의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의 사상을 곁들인 듯한 이 말씀은 사실 근본적으로 다르다. 공자 사상과 불교의 사상은 기본적으로 자신 안의 욕심을 비우는 것에 초점이 있고, 그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에 주안점이 있는 반면, 성경의 말씀은 자신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며, 비우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것에 초점이 있기 때문이다.


자족하는 마음은, 결국 세상에 대한 욕심이 없는 마음이다. 세상에 대한 욕심은 돈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표되고 있다. 돈 그 자체가 악은 아니지만, 돈을 사랑하는 것이 악이며 만악의 뿌리가 된다고 분명히 말씀하신다. 
돈을 사랑하는 마음... 세상을 사랑하고 세상을 향하는 마음... 성경 말씀에 의하면 그것은 우리에게 평안과 자족하는 마음을 빼앗는다. 그리고 그것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정욕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침륜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인해서 믿음의 사람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돈을 사랑하는 마음, 세상을 향하는 마음... 그것은 해악을 가져다 준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쉽게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안회가 가난 가운데서도 평안했다고 하지만, 그 안에 진정 평안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지식을 사랑하고 도를 사랑하는 가운데 바르게 살고자하는 그 마음과 열정이 있었지만, 그것이 그로하여금 진정으로 구원을 가져다 주었을지...


성경의 자족하는 마음, 세상과 돈을 사랑하지 않는 마음은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로 가득 채울 때만 가능하다. 그냥 비우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다른 것으로 채울 수 없고, 필요도 없는 것이 성경의 자족이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 한 분으로 완전히 만족하기 때문에... 더 이상 다른 것이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가장 고귀하고 소중한 것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것에도 내 눈길을 돌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세상에 마음을 두지 않고, 돈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것...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나고 경험한 자들은 자신의 삶에 자연스럽게 자족하는 마음이 자라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의 구체적인 삶이 경건하고 거룩한 모습이 되어 가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수양이나 도를 닦아서 되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저절로 되는 것이다. 애써 힘쓰는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그렇게 되어 있는 것... 그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이다.

그분으로 가득찬 삶... 오늘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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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강의

오늘 미국에 온지 거의 8년 만에 처음으로 강의를 했습니다.
미국에서 유학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히 하는 강의인데... 저는 이제야 했네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에게는 TA 자체를 준 적이 없는 학과... 그리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을 강의하는 자리로 내세워 본적이 없는 과에서 공부하다 보니 참 늦어졌습니다.

저희 과에서 두 명밖에 없는 외국인, 그리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유일한 학생으로서 과의 최근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으로서 강의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오늘 아침 1시간 15분 동안 19세기 미국의 industrialization과정을 설명하며 회사에서의 manager들의 출현과 그들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의했습니다. 약 100명의 미국 학생들의 관심을 온 몸에 받으며 강의하는 내내, 매우 평안했고, 좋았습니다. 강의를 즐겼고, 이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을 마음 껏 전달해 주었습니다. 그들이 짧은 이 강의를 통해서 뭔가 도움이 되는 것을 하나라도 더 얻어 갔으면 하는 마음에 준비한 강의를 진행 했습니다.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순간이나, 내용을 까먹어서, 혹은 강의 슬라이드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순간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물 흐르듯 흘러갔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나서 학생이 "Great lecture!"라고 내게 말 했을 때, 참 감사했습니다.

오늘 아침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을 확신했고, 내 준비의 여부에 상관 없이 주님이 함께 하신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평안을 유지하고 기뻐할 수 있음을 보았고, 주님께 기도하기를 강의가 끝나고 나서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기도가 응답되었음을 봅니다.

강의를 하면서... 거의 3년 반 동안 매주 토요일 전하는 말씀.... 이제는 익숙해 져서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 설교보다 생전 처음으로 하는 이번 강의가 훨씬 쉽고 편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말씀을 준비할 때는 엄청난 긴장감과 기도하는 마음, 그분의 말씀을 바르게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분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말씀을 들고 서는 그 순간까지 얼마나 힘든지 알 수가 없습니다. 말씀을 전하고 난 뒤에는 몸이 거의 탈진 상태이며 쉬고 싶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강의는 그것에 비하면 너무나 쉬운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결코 쉬워질 수 없는 것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그것은 영혼에 관한 것이며, 생명이 달린 문제이며, 나의 주권자 대신 절대자 하나님의 사자로 서는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어쨋든 생애 처음으로 (1) 대학에서 (2) 영어로 (3) 미국인들 앞에서 강의를 한 오늘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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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도 반복적으로 짓는 죄 한 가지...

내 신앙 인생에 있어서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짓는 죄 한 가지...
그것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너무나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짓는 죄 한 가지...
그리고 철통같은 방어막을 세우고 죄를 짓지 않으려고 해도 어느 틈엔가 내 곁에 와 있는 그 죄 한 가지...

그것은... 의지할 대상을 바꾸는 것이다.
매 순간, 모든 일에 있어서 진정한 의지의 대상이 되시는 하나님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내 경우에... 그것은 대부분이 사람이다.

성경적으로 볼 때, 인간은 사랑의 대상일 뿐, 의지의 대상이 아닌데...
그것을 너무 잘 알고 있는데... 그리고 그것이 진리라는 것을 여러 경험을 통해서 확인하는데... 그래서 내 마음이 하나님만 의지하도록 꼭 붙잡아 두려고 하는데...

어느 순간... 내 마음은 주위의 "믿을 만한 사람들"--주로 영적인 리더나 동역자들--에게 그 의지하는 마음을 주고 있는 것을 본다. 그리고 그것은 그 의지하는 마음이 위태로와 질 때, 그 의존했던 상태가 깨어지려고 할 때, 혹은 깨어지고 난 후에야 내가 그랬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주위의 지체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그 말... 인간을 믿고 의지하게 되면, 반드시 언젠가 그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게 되어 있다는 말... 하지만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분을 전적으로 의지하면 결코 실망하지 않는다는 그 말...

내가 진정으로 믿고, 진리라고 생각하고 가르치기까지 하는 말이지만, 왜 그리 내 안에서 완전히 실재가 되지 않는 것인지...
사람과의 관계는... 그저 사랑을 퍼부어주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 뭔가가 있는 것인지...

아직도 내 안에 인간을 향한 기대가 있는 것인지...

하나님을 바라보며 인간을 사랑하고, 순전히 하나님 때문에 인간에게 기대를 거는 것... 그것이 정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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