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고관들은 패역하여 도둑과 짝하며 다 뇌물을 사랑하며 예물을 구하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지 아니하며 과부의 송사를 수리하지 아니하는도다! 그러므로 주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전능자가 말씀하시되 "슬프다! 내가 장차 내 대적에게 보응하여 내 마음을 편하게 하겠고 내 원수에게 보복하리라"(사 1:23-24)
오늘 아침에 묵상한 말씀인 이사야 1:21-31의 일부이다.
이사야 당시의 이스라엘을 보시는 하나님의 탄식. 하나님을 슬프게 만든 이스라엘의 죄악상은 바로 정치적, 사회적 지도자들의 부패였다. 그들은 뇌물로 부패한 자들이며, 사회적 약자인 고아와 과부를 돌보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억압하고, 가진자들, 힘있는 자들만의 사회를 건설해 나갔다. 바로 오늘의 우리 한국 사회의 모습이다. 법과 원칙과 정의의 수호자여야할 대통령은 비리와 부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능력만을 우선시한다. 사회적 법질서를 확립해야할 검찰은 정치적 경제적 권력의 시녀로 가진자들의 수호자일 뿐, 약자들에게는 냉혹하리만큼 가혹하다. 사법부 역시 다를 바가 없다. 그들의 작태는 하나님을 슬프게 만들며, 하나님으로 하여금 "보복하리라"는 결심을 하게 만든다. 하나님이 얼마나 무서운지,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보복하리라"고 하실 때, 그저 코웃음칠 거리로 밖에 안 보이겠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는 나에게는 매우 두렵고 떨리는 경고의 말씀으로 들린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그들'이라고 비난하는 그들의 작태로부터 내가 자유로운가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이 경고의 말씀이 나와는 상관없이 그들에게 임할 하나님의 말씀인가 하는 것이다. 나 또한 가진자의 일부로서 그들과 한 자리에서 그들만큼 악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잔치상으로부터 떨어지는 떡부스러기로 배를 불리는 자가 아닌가? 이미 기득권에 속한, 혹은 속하게 될 사람으로서, 그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그들을 비난하면서도, 그들이 세워 놓은 질서 속에서 특혜를 받으며,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으면서 누릴 것은 다 누리는 그런 사람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은 곧 나를 향한 말씀이요 경고인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그들을 향해 외칠 수 있어야 한다. 이사야처럼... 그가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자로서, 사회의 귀족출신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이 있었지만, 그것을 내려 놓고, 그가 속한 사회를 향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자로 쓰임받았던 것처럼, 그리고 그 끝에 톱으로 켜서 죽임을 당했던 것처럼, 약자들을 위해 싸우고, 행동하고, 가진자들을 향해 쓴소리를 퍼붓지 않는다면, 나 역시 하나님을 슬프시게 만드는 악한 자인 것이다.
사회적 약자들의 원망과 곡성 점점 높아지는 이 때에 내 한 목숨, 내 삶의 안위를 위해 그 소리에 귀를 닫는 것은 죄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