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틴을 떠나며...

어제 어스틴을 떠나 LA로 왔습니다. 그리고 내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미국을 떠납니다.

공항에서 렌트했던 차를 돌려주고, 짐을 들고 카운터로 향하는 발걸음...
비행기가 이륙했습니다. 밖을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언뜻 비행기가 기울면서 저도 모르게 시선이 바깥을 향했습니다.
창문밖으로 보이는 오스틴 정경....
거기에 있는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들 생각에 울컥했습니다.
저를 너무나 사랑하고, 제 졸업을 누구보다도 기뻐해 주었을 지체들 중 거의 대부분에게 간다는 말도 못했습니다. 신라 향가 중 제망매가의 첫구절처럼 저는 간다는 말도 못하고 떠났습니다.
그리고 떠나면서 큰 아픔을 남긴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떠올립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떠나야 했다는 것을 그들이 언젠가는 이해해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생명의 기간 중 9년을 보냈던 곳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곳에서 수 많은 스승들, 하나님의 사자들을 예비해 주셨고, 그들을 통해 지극히 악하고 어리석을 저로 하여금 하나님을 깨닫고 배우도록 하셨습니다. 9년의 배움과 훈련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도 지극히 작은 자일 뿐이고, 문자 그대로 죄인 중의 괴수일 뿐이지만, 그렇게도 더디게 하나님을 깨닫고, 아직도 무식하고 완악한 자이지만, 그래도 그런 저에게 주님을 경험하고 아는 지식을 더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의도했든 혹 그렇지 않든지 간에 저로 인해서 상처와 고통을 받은 모든 분들께 고개숙여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저 주님의 긍휼과 은혜로 저를 용서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모두들 사랑합니다. 진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