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사람들 사이에서의...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그분이 자신의 사람을 고를 때는 그 누구보다도 신중하며 까다롭지만, 일단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고난 후에는 완전한 신뢰를 준다는 것이다. 비록 그 사람이 잘못해 보여도, 뭔가 부족해 보여도, 그 사람을 끝까지 믿으며 그 부족한 부분들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여겨주고 도와준다는 것이다.
반면 내가 매우 존경하는 고 김대중 대통령은 그렇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분은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에게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었지만, 전적인 신뢰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항상 어느 정도 거리를 두었고, 조금 자라나는 사람들은 그 싹을 자름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유지해 왔던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스타일의 리더십을 추구한다. 같이 일할 사람들을 뽑을 때는 매우 까다롭고, 거의 모든 면을 부정적으로 보고 함께 일할 파트너(혹은 동역자)로 쉽게 선정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같이 일하는 동역자로 결정이 된 이후에는 전폭적으로 신뢰하며, 믿어준다. 물론 그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이기도 하고, 신뢰할 수 없는 모습들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 자신에 대한 신뢰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인간됨이나 섬김에 있어서 크고 작은 실수들을 꼬투리 잡아서 불신의 눈길을 던지고, 내 안에서 정죄하고 판단하면서 동역자를 바라보기 시작했을 때, 얼마나 그것이 일과 사역에 있어서 파괴적인 악한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전적으로 신뢰함으로 믿어 주는 것, 그리고 그를 위해 기도해 주는 것이 얼마나 인간 관계에서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그 동안 참으로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동역자로 부르심을 받은 나... 나는 그 어떤 면에서 보든지 간에 하나님의 신뢰를 얻을 수 없는 존재이다. 오히려 그분의 사역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인 그런 부족한 존재이다. 하지만, 그것을 이미 다 아신 하나님께서, 나를 당신의 동역자(종)으로 불러주시고, 나에게 당신의 일을 맡기신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생명을 살리는 일... 그 엄청난 일을 맡기시는 것이다. 그분은 그 일을 나를 통해서 하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의 능력으로 볼 때, 하나님께서는 나를 필요로 하지 않으신다. 아니, 내가 없는 것이 효율면에서 볼 때는 훨씬 낫다. 하지만 굳이 나 같은 불필요한 존재를 넘어서 그 사역에 장애가 되는 사람을 사용하시는 손해를 감수하시는 하나님... 왜 그러실까? 그것은 나를 위해서이다. 내가 하나님의 동역자로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는 가운데, 그분과 함께함으로써 그분을 더 경험하고, 그분의 마음을 알아가고, 그분의 관심과 그분의 역사하심을 배우는 가운데, 하나님을 진정 하나님으로 인정할 수 있고, 그분께 더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를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불편과 손해를 감수하시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나를 신뢰해 주시고, 그 중차대한 일을 맡기시는 것이다.
물론, 하나님께서 맡기시는 일은 결국 하나님께서 다 이루신다. 왜냐하면 나는 그일을 감당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것 또한 너무 분명히 알고 계신다. 그분의 일은 그분의 능력으로만 감당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생명을 주시고 자녀삼아 주셨을 뿐 아니라, 나를 종으로 불러 주심으로 당신의 사역에 동참하게 하셨다. 종으로 부르신 하나님은, 나를 신뢰하심으로 당신의 사역을 맡기시고, 그 일을 감당해 나갈 능력을 내 안에 두신다. 그리고 나를 통해서 당신의 일을 이루고야 마신다. 그 모든 과정은 하나님께서 다 하시는 것이지만, 하나님께서는 마치 내가 그 일을 이룬 것처럼 나를 칭찬하신다. 나를 신뢰하심으로 부르시고, 능력주셔서 일을 이루시는 모든 과정이 당신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에 대한 공로를 나에게 돌리시고, 나를 높이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이다. 그 얼마나 은혜로운 분이신가? 그 앞에서 내가 내 스스로를 높이며 교만해 질 수 있을까? 내가 했다고 자랑할 수 있을까? 아니다! 결코 그럴 수 없다. 믿음으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는 자는 많은 일을 할수록 그분 앞에 더 겸손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분의 하나님되심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분께 사용받는 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할 수 밖에 없다.

나에 대한 하나님의 전적인 신뢰가 나로 하여금 하나님을 인정하게 만든다. 믿음에 성장이 있도록 돕는다. 마찬가지로 나에게 주신 동역자들에 대한 전적인 신뢰는 그들이 주님 안에서 성장하도록 돕는 동력이 된다.
내 인생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나에게 주신 동역자들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그들을 사랑으로 품으며, 느리지만 함께 가는 믿음의 길을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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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어제 학교 보건소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다. 어디가 아파서가 아니라, 학교 보험이 매우 좋은 보험이라는데,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어서, 아까와서 갔다. 한국에서 회사 입사할 때인 1995년에 검사한 이후로 한 번도 검사를 해 본 적이 없어서, 15년 만에 내 몸을 체크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는 생각에서였다.

보건소에 가서 처음으로 한 것은 몸무게와 키를 재는 것. 197파운드의 몸무게에, 5피트 9인치의 키. 15년 전에 비해 1인치가 컸다.
그 다음으로는 혈압 및 체온... 검사가 끝난 뒤 간호사가 나를 보며 환하게 웃더니 "You're perfect!"라며 기뻐해 줬다.
그 후 방으로 들어가서 의사와 약 40분간의 대화를 나누며 내 삶의 전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상담을 하러 온건지, 검사를 받으러 온건지...) 그 과정에서 내 몸 여기저기를 만지고 두드리고 눌러보고 찔러보고... 마치 내 몸이 물건이 된 듯한 착각...

그 후 심장을 검사하기로 했다. 내 나이 때는 하는 것이 좋다고 의사가 강력히 추천해서 일단 받아 보았다. 몸 여러 곳에 검사 장치를 붙이고 한참을 누워 있었다. 검사가 모두 끝난 후 (전과는 다른) 간호사의 말... "You're perfect!"

간호사가 나가고 나서 다시 그 의사가 들어 왔다. 그리고 그 간 결과를 보면서 피검사를 받아 볼 것을 권했다.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내 나이 때는 그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단다. 그렇게 하기로 했다. 피검사는 12시간 금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날에 오기로 했다.

잠정적인 결론이라면서 의사가 하는 말... "So far, you are perfect!"
그러면서 웬만한 20대의 건강한 몸 정도의 수준이란다... 그걸보니 생활을 매우 절제되고 규칙적으로 하는 것 같다면서 놀라와 했다.

나는 그간 해 온 운동이란 하나님 나라 운동(?)에 약간 쓰임 받은 것 외에는 운동이란 해 본적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최근에 Push-up과 Jumping Jack을 시작하긴 했지만... 그간 몸이 건강을 유지해 온 것이 신기하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서 그런가?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몸을 쓰는 사람에게 건강도 허락하시는 모양이다.

어쨋든 감사하며 보건소를 나왔다... 물론 최종 결과는 피검사를 마친 후에야 나오겠지만...

예전에 이상구 박사가 한 때 열풍이었던 적이 있었다. 건강을 위한 여러가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 세상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려 주었고, 많은 사람들은 그 정보를 흡수하고, 자신의 몸을 위해 많은 물질과 시간과 관심을 투자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이 내 몸의 건강일까? 소위 well-being 시대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자신의 몸과 정신 건강에 쓰는 관심과 시간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까?

내 몸은 하나님의 것이다. 그래서 함부로 다루면 안된다. 하나님의 것으로서 소중이 다뤄야 한다. 하지만 건강이 우상이 된다면 그것은 정말 곤란한 것이다.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몸이 하나님께서 거하실 거룩한 처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몸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곳에 쓰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몸의 건강은 그 지고의 목적에 종속되는 한에서 중요한 것이다.
때로는 육신의 연약함과 고통과 질병이 하나님 나라에 쓰임 받을 때가 있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거나, 하나님의 뜻을 이 땅 가운데 선포하는 데 쓰임 받을 때가 있다.

예수께서 길 가실 때에 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을 보신지라. 제자들이 물어 가로되 랍비여 이 사람이 소경으로 난 것이 뉘 죄로 인함이오니이까? 자기오니이까? 그 부모오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가 죄를 범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니라.(요 9:1-3)

몸은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다. 내 몸을 만드신 그분의 뜻을 늘 기억하며, 주님께서는 내 몸을 그 분께 드리는 믿음의 결단을 기뻐 받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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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거대한 쓰레기들

바다 위에 떠다니는 거대한 쓰레기들...



풍요와 안락 속에서 인간이 생산해 내는 거대한 악의 찌꺼기들을 보는 것 같은 아픔이 있다.

바다 위에 넘쳐나는 쓰레기들... 그것은 이 땅에 관영하는 죄악에 대한 visual metaphor가 아닐지...

그리고 그 죄악에 무관심하고 감각을 잃어버린 우리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지...





미국 역사 이야기2

1918년... 1차대전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을 무렵... 많은 미국인들이 죽었다. 유럽의 전쟁터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에서... 그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적들에 의해서... 그것은 독감이었다.

작년... 돼지독감(H1N1)으로 미국 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긴장했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도 예측과는 다르게 훨씬 적은 사망자를 내고 이제 사라져가는 것 같다. 하지만 1918년, 미국과 유럽을 휩쓸었던 독감은 그렇지 않았다.

Spanish Influenza로도 불렸던 1918년의 독감은 Kansas의 한 군부대 훈련캠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느 날 건강하던 군인들이 중 많은 수가 갑자기 고열과 통증을 호소했다. 병원이 가득 찰 정도로 하룻새에 많은 장병들이 앓아 누웠다. 그 중 네 명은 얼마 안 가서 죽었고, 나머지는 다행히도 나아졌다. 죽은 네 명을 검시해 본 결과 그들의 폐는 온통 파란색이었고, 물이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은 폐에서 물이 차서 질식사 한 것이었다.

이 부대는 후에 유럽으로 파병이 되었고, 거기에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전염되는 가운데 바이러스는 더 강해져 갔다. 후에 파병되었던 일부 병사가 미국으로 돌아 오면서 바이러스는 급격히 전파되기 시작했다. 약 10개월 동안 바이러스는 미국의 대도시로부터 시작해서 시골 한적할 곳까지 퍼져갔다. 이는 1차대전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인들은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서 다양한 형태의 모임과 parade를 많이 가졌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져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미국 내에서 가장 심했던 곳은 Philadelphia였다. 이 도시에서의 감염율과 사망율은 다른 곳에 비해 7-8배 정도 높았다.

이 바이러스로 인해서 건강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쓰러지며 고열과 고통을 겪었다. 독감에 걸린 사람들은 거의 정신을 잃었고, 매우 고통스러워 하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집에서는 가족 전체가 독감으로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다. 이 독감의 특징은 연령에 상관 없이 걸렸으며, 그 중 20대의 건강한 남녀가 가장 많이 죽는다는 것이었다.



병원은 환자들로 넘쳐났다. 병원 내에 더 이상 환자를 수용할 장소가 없어서 곳곳에 임시 텐트를 설치하고 환자들을 받아야만 했다. 더욱 어려운 것은 이 환자들을 치유할 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도대체 그 원인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그 원인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바이러스의 정체에 대해서 거의 아는 것이 없었던 당시로서는 그 원인균을 찾아내서 백신을 만들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다만 이 균이 호흡기관을 통해서 전염이 된다는 결론을 내린 미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서 모든 미국인들은 항상 마스크를 하고 다녔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꺼리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미국 전역에서 죽어가는 사람들로 인해서 관을 구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Philadelphia에서는 지금 쓰레기를 내 놓는 것처럼, 각 집에서 사망자를 딱딱한 상자에 넣어 집 앞에 두면 도시를 돌아다니는 트럭이 싣고 가도록 해야할 정도였다.

독감이 휩쓴 10개월 동안 미국 내에서 (매우 보수적으로 추산했을 때) 60만명이 죽음을 당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는 3백만명이 죽었다.

다행히 이 독감은 1차대전이 끝난 1918년 11월 이후에 급격이 잦아 들었고, 더 이상 그로 인해 죽는 피해자가 많이 나오지는 않게 되었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작은 바이러스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자취를 감춘 것이다.

하지만 1918년의 독감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의 해로 기록되고 있다.

21세기를 예측한 많은 예측 중에서 21세기의 사망 원인의 1/3은 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작은 바이러스 앞에서도 이토록 무기력한 것이 인간인데... 창조주 되신 하나님을 거역하고, 죄악의 길로 가며, 자신의 힘과 능력을 믿고 살겠다고 하나님 앞에서 고집을 부리는 그 무모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