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의 단상

어제 저녁 어버이날을 맞이해서 두 딸들이 사진첩을 만들어서 선물로 줬다. 지금까지 받아 본 선물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정성이 느껴지는 선물이었다.

그 사진들 중 하나. 동네 길모퉁이 작은 찻집에서 핫코코아를 먹는 사진. 그리고 그 옆에 있던 아이들의 설명. 정확한 문구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내용은 소소한 일상에서의 작은 이벤트가 많은 돈을 들인 것보다 더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다는 말.

그 사진을 한참 보고도 그 때의 일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어렴풋이 그 때 거기에 온 가족이 갔었다는 것은 기억하지만 왜 갔는지, 뭘 했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일을 아이들은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세상에서 크게 성공하거나 돈을 많이 벌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다행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는 그런 아빠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반성하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내가 믿는 하나님에 대해서 나누고, 세상을 더 아름답게 가꾸고 의미있게 사는 법에 대해서 가르치며, 아이들의 손을 잡고,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할 때 곁에 있어주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다. 아무리 바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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