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스도가 주인이 되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고 있는지는 참으로 여러 가지로 진단해 볼 수 있다. 그 대부분의 방법들은 이미 많이 소개되고 있고, 많이 알려져 있다. 나는 오늘 약간은 색다른 방법으로 내 삶에 그리스도가 진정한 주인이 된 삶인지를 점검하는 법을 말하고자 한다.
나는 진정 그리스도를 내 삶의 주인으로 모신 "믿는 자"인가? 그것은 내가 속한 교회에 출석하는 이유, 목적, 동기가 "예수 그리스도" 한 분 뿐인가, 아닌가를 보면 알 수 있다.
교회 공동체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그 모든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을 사랑해서 모이는 것 같지만, 실상 그 목적과 동기는 천차 만별이다.
사람이 그리워서, 뭔가 배우기 위해서,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소위 "은혜"라는 것을 소망하며, (제자)훈련을 받기 위해서, 말씀을 더 배우기 위해서, 사업상 필요한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 이성과의 만남을 위해, 재미를 위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병을 낫기 위해, 리더십을 배우기 위해, 담임 목사님(혹은 공동체의 리더)을 존경하기 때문에, 주일 말씀이 좋아서,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등등...
그 모든 이유가 반드시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그런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그리고 가장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 많은 이민교회에서 교회가 갈라지고,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런 일들이 생길까? 내가 소속된 교회는 분열과 갈등이 있지 않지만,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그들은 왜 교회를 떠날까? 아니, 그 이전에, 그들은 왜 교회에 나왔었을까?
많은 경우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은 형제자매들과 교제에서 오는 상처들, 그리고 특히 담임목사님이나 공동체의 리더와의 갈등 때문에 떠난다. 상처를 받았거나, 자신을 인정해 주지(혹은 이해해주지) 않는다거나, 몇 가지 문제에 대해서 자신과 의견과 입장이 다르다거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일반 교인들과 그런 갈등을 겪는 경우에도 교회를 떠나기도 하지만, 공동체의 리더나 담임목사님과 그런 문제가 생긴다면, 많은 경우 교회를 떠나거나 공동체에 나오지 않는 것을 당연시 여긴다.
그렇다면 그들은 과연 무엇 때문에 교회에 나오고 공동체에 속했던 것일까? 그들이 그 교회에 출석하고 공동체에 소속되게 만든 가장 중요한 factor가 뭐였을까? 만약 그것이 형제자매들과의 관계, 특히 공동체의 리더나 담임목사님과의 관계가 아니라 다른 것이었다면, 그 다른 것이 그 사람들을 그 공동체에 붙어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면, 그들이 교회나 공동체를 떠날 수 있을까?
교회란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다. 내가 교회 혹은 신앙의 공동체에 속하는 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에 소속되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공동체에 속해 있는 이유, 내가 공동체에 출석하고, 그 안에서 교제하는 이유는, 아니 유일한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여야만 한다. 나를 공동체에 붙어 있게 만드는 유일한 이유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공동체의 주인인 한에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가 그 공동체에 성령으로 역사하는 한에 있어서는 내가 그 공동체를 떠날 이유가 없는 그런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형제자매들과 갈등이 있어도, 그 공동체에서 나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심지어 공동체의 리더 혹은 교회의 담임목사님과 갈등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내가 그 교회를 떠날 이유가 될 수 없는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이 되는 삶/신앙생활/교회생활이다.
그것을 다른 면에서 본다면, 내가 교회나 신앙공동체 안에서 추구해야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내가 그 곳에서 의지해야한 것도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것일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공동체 안에서 섬기는 이유, 내가 형제자매들과 교제하는 이유, 내가 찬양하는 이유, 내가 기도하는 이유, 내가 정해진 시각에 모임에 출석하면서 가장 기대하는 바, 그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요약한다면, 나를 공동체로 이끌고 붙어있게 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 것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부에 있는 지체들 중에서 나와의 관계를 힘들어 하는 지체들이 몇 명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반면, 나를 좋아하고 나를 신뢰하며 따르는 지체들이 많이 있다. 그 어느 경우이든 간에, 청년부의 리더인 나와의 관계가 청년부의 진정한 주인이고 리더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관계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된다거나 영향을 끼쳐서는 결코 안 된다. 리더인 나를 너무 좋아하고 의지한 나머지 그리스도를 의지하고,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것이 뒷전으로 밀린다면, 그것은 결코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또 나와의 관계 때문에 공동체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깊이 만나고 그분 안에서 풍성하게 은혜를 누리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도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리스도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사는 자는, 그 신앙생활에서 예수 그리스도만이 신앙생활의 기반이요, 방법이요, 최종 목적이 되는 자이다. 그런 자는 공동체 생활 가운데 인간관계로 인해서 상처받는 것 때문에 함부로 공동체를 떠난다거나, 공동체 생활 속에서 그리스도 외에 다른 것을 구한다거나, 모든 섬김을 통해서 그리스도 외의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려 하는 자가 아니다.
그리스도가 주인이 되는 자는 오직 그리스도 한 분으로 족한 자이며, 그 모든 삶이, 특히 교회와 공동체에서의 삶이 Coram Deo(하나님 앞에서)의 삶을 사는 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