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위독하시네."
췌장암으로 고생을 하시다 폐에 물이 차고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신 어머니를 뵈러 다녀 온지 이틀만이었다. 그 소식에 광주로 내려 와서 지금까지 머물고 있다.
처음에는 앉으셔서 나를 알아보시던 어머니께서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셨다. 하루가 다르고 오전과 오후가 다르게 나빠지시더니 결국 4일만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신음소리만 내시는 상태가 되셨다.
고통으로 몸부림치시는 어머니를 보는 것은 정말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 몸부림도 치지 못하시는 지금의 상태도 그에 못지 않게 고통스럽다.
평생을 지극한 고난 가운데서 그 모진 역경을 이겨내시고 네 아들을 키우신 어머니. 아들들이 모두 장성했음에도 그 아들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청소일을 하시며 악착같이 돈을 모으셔서 당신의 병원비와 장례비를 마련해 놓으신 어머니. 내게는 그 누구보다도 강인한 인간의 표상이었던 어머니께서 아무 하이 없이 병상에 누워 계신다. 아픈 몸을 뒤척일 기력도 없이... 내 인생의 지주이고 중심이셨던 분. 내 고향이신 어머니의 마지막 시간. 그 어머니의 부재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아직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극심한 고통에서 속히 놓여 하나눔의 품에서 안식하시기를 기도할 수 밖에 없다.
하나님! 어머니를 붙잡아 주시고, 평안으로 인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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