想念...

요즘... 마음과 생활이 붕 떠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어딘가에 정착하지 못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알지 못한 채 떠 있는 상태에서 표류하는 느낌... 뭔가 현실에 발을 딛지 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

지난 주는 한국에서 샌안토니오를 방문한 처제 부부를 만나러 몇 번씩 거기를 다녀왔고, 그곳의 호텔에 머물면서 마치 처제 부부가 아니라 우리 가족이 먼 여행을 떠난 것과 같은 느낌 속에서 분주했고,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기말고사 감독하고, 110개의 답안지를 하루 반만에 grading을 해 치우는 가운데, 일주일을 정신없이 지냈다.

주일... 그날 새벽 일찍 한국으로 돌아가는 처제부부와 함께 토요일 밤 호텔에서 같이 자고 새벽에 공항에 데려다 주느라 잠을 설쳤고, 데려다 주고나서는 몰려오는 피로를 감당하지 못해 잠에들었다가, 예배에 약 5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예배에 늦는 것이 얼마나 속상하던지...) 경황과 정신이 없는 상태, 피곤한 상태임에도 하나님 앞에 나아오는 내 자세를 바르게 함으로 하나님께 온전히 드리는 부족함이 없는 예배가 되도록 신경을 많이 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준비되지 못한 내 모습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참으로 부끄러웠다.

주일 저녁에 집에 와서 쉬었지만, 오늘 아침까지도 쌓인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몸은 피곤으로 힘들어 하고, 마음은 뭔가 정착되지 못한 떠도는 듯한 상태로 그냥 정처없이 둥둥 떠내려가는 것과 같은 느낌... 실재적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고, 삶의 방향도 그 전과 다름이 하나도 없지만,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지지난 주일 설교 말씀은 우리의 영혼의 닻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말씀이었다. 세상의 거센 흐름에 정처없이 흘러가고 떠내려가는 가운데, 멸망으로 가버릴 수 밖에 없는 인생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난 후, 그분이 내 영혼의 닻이 되셔서 흘러 떠내려가지 않도록 잡아 주시며, 주님께서 원하시는 곳에, 원하시는 모습으로 붙들려 있을 수 있도록 하신다는 하나님의 말씀... 그 말씀을 들은 직후에 나는 내 영혼이 영혼의 닻이 없이 거센 조류의 흐름에 정처없이 떠도는 유령선과 같이 되어버린 것을 경험했다.
물론 말씀이 약속한 대로, 그분이 나의 닻이 되어서 어느 일정 정도 이상은 결코 떠내려 가지 않도록, 그래서 전과 같이 세상에 대책없이 떠돌아 다니는 일은 없도록 하시는 주님의 은혜 가운데, 나의 표류함도 분명히 일정 boundary내에서의 이야기이지만, 그 경계 안에서의 표류조차도 나로 하여금 공허감과 상실감을 절감하게 하는 것은, 그만큼 내가 주님이 없이는, 주님께서 있기를 원하시는 곳에 정박해서 떠내려가지 그대로 있지 않고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뜻이리라...

주님께서 나를 붙잡으신다. 그것은 큰 은혜이다. 하지만, 나도 역시 주님을 붙잡아야 한다. 말씀이, 기도가, 그리고 내 주인이 내 삶의 무게 중심, 무게 추가 되어 나를 든든히 붙잡지 않으면, 나는 또 얼마나 삶의 현기증 속에서 힘들어할지 모른다.

주님을 북극성 삼아, 영혼의 닻되신 그분을 붙잡고, 일치의 흔들림이 없는 굳건한 믿음의 삶으로 다시 나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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