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젯밤... 가게에서 우유를 사서 집에와서 주차하려고 하는데, 어떤 차가 근처에 와서 멈췄다. 그리고 고등학생이나 많아야 대학생 신입생 정도 되어 보이는 백인 여성이 내 차로 다가왔다. 나와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 제스쳐를 하길래, 뭘 물어보려는가보다 생각하고 운전석 창문을 내렸다. 그 사람이 다짜고짜 말했다.

"Can I hold your hand?"

나는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제가 말을 제대로 들었는지 몰라 순간 멍하게 있었다. 길을 물어본다든지, 아니면 아파트 호수를 물어보는 것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완전히 예상에서 빗나간 그 질문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물었다.

"Sorry?"

"Can I hold your hand for a while?"

매우 예쁘장하게 생겼고, 멀쩡한 그녀의 요구는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요구였다.
그녀가 타고 왔던 차를 힐끔 보니, 어린 남자로 보이는 사람이 뒷자석에 타고 있었고, 앞좌석에는 친구로보이는 여성들이 타고 있었다.

"You mean 'hand'?"
라고 말하며 무의식중에 내 왼손을 들어 보였다. 그러자 그녀는 내 손을 두손으로 쥐고 한참을 그냥 서 있었다. 나는 그저 놀라고 당황한 나머지 "What on earth are you doing?"이라고 물어봤고, 그 후 그 사람은 내 손을 놓고 차를 타고 사라졌다.

참 어안이 벙벙하고, 이해하지 못할 일이었다.
'무슨짓인지... 참...'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집으로 들어갔다.

도대체 나로서는 그 어린 여자가 왜 그런짓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친구들끼리 치기어린 내기로 그렇게 했을 수도 있고, 무슨 실험의 한 과정이거나, Training의 과정, 혹은 종교적 의미를 갖고 있거나, 아니면, 그냥 아무런 의미없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건 간에 그 쪽에서는 분명한 논리와 상황이 있고, 그것으로 인해 그녀는 그 일을 감행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이나 내부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매우 황당한 일을 겪은 것이다.

요즘 하나님을 생각하면서 비슷한 것을 느낀다.
하나님께서는 대부분의 경우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논리와 상황 속에서 당신의 뜻을 펼치시고 이루어 가신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나로서는 도저히 왜 그렇게 하시는지를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리시고, 나에게 그것을 요구하시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인간적인 마음에, 이해가 될 때까지 불순종하려는 마음이 생기거나, 혹은 억지로 순종하더라도 도저히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기쁘시게 하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하나님은, 내가 어젯밤에 만났던 황당한 그 어린 여자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인격이시다. 지극히 선하시며, 지극히 공의로우신 하나님이시다. 그분의 결정은 항상 옳고 선하다. 내가 비로 지금은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상황 때문이 아니라 그분의 인격을 믿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나는 그분이 나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나에게, 그리고 그분께 가장 좋은 것이라는 것을 믿고 나아갈 수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믿음이다.

요즘, 나에게 하나님께서는 그 믿음을 요구하신다. 너무나 많은 생각들 때문에 그 믿음이 나의 믿음이라고 고백되지 않는 이 순간에도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기다리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내 입술을 통해 고백되어야할 말은 바로 "하나님... 그것이 바로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 옳습니다. 그렇게 저를 인도하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고백이다.

하나님은 완벽하게 선하신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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