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감사...

주일인 어제는 내 생일이었다.

음력으로 생일을 쇠기 때문에, 한 해가 시작되면서부터 아이들이 내 생일을 물어본다.
"When is your birthday this year?"
"I don't know! I didn't check."
"How come you don't even know your own birthday?"

하지만 이내 아이들은 내 생일을 알아 내고, 마크한다. 생일 한달 전쯤부터, 아이들에 계속 물어오기 시작한다.
"What do you want for your birthday?"
"I don't know."
"What is it? Please think about it."
"Yes..."

생일이 가까와 질수록 질문은 더 잦아진다.
사실... 나이가 들어가는 나에게 생일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저 아이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커주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인 것을...

하연이와 예연이가 점점 더 흥분하기 시작한다. 낌새로봐서 생일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는 것 같다. 특히 예연이가 자주 선물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때로는 "천기"를 누설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아빠 생일이 재미 있는가보다...

어제, 주일 아침.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이들이 나에게 뽀뽀하며 생일축하한다고 여러번 반복해서 말해준다. 예배를 마치고 돌아와서 선물 공개시간... 아내와 아이들 두 명이서 준비한 선물은 갯수를 셀 수가 없다. 얼마나 많이 준비했는지... 특히 아이들은 아빠 선물을 사고 또 사도 뭔가 부족한 듯 하여 계속 선물 갯수를 추가했다. 볼펜, 포스트잇부터 시작해서, 노트, 자동차 방향제, 건전지, 사탕, 애프터 쉐이브 로션, 독서대 등등등등.... 하나하나 선물 포장한 정성이 참으로 기특하고 감사하다.
그리고 준비하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 아빠 생일을 축하하고 감사하는 프리젠테이션을 보면서, 컴퓨터에 어느 정도 자신 있는 나마저도 그 정성과 디자인에 놀란다..

아내와 아이들이 공동으로 만든 카드(거의 예연이의 작품), 그리고 하연이의 놀라운 카드(정말 멋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예연이의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든 생일 축하카드... 몇 주일에 걸쳐서 정성스럽게 만들고 또 만든 그 사랑이 듬뿍 담긴 카드들을 보면서 감격한다.

생일날, "What do yo want for your birthday?"라고 물어봐 주는 내 딸들이 있다는 것, 아빠의 생일을 기대하며 기말시험으로 바쁜 와중에서도 정성을 기울여 몇 주 동안이나 카드를 만드는 그런 아이들이 내게 있다는 것, 아침에 일어나 뽀뽀하며 "Happy birthday, Daddy!"라고 말해주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케익과 진수성찬을 정성스럽게 차려준 아내가 있다는 것...
참... 나는 복받은 사람이다.

시인인 예연이가 내 생일카드에 쓴 시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읽으면서 눈물이 났다.)

For a dad
You're not so bad
Always fun
And helps me a ton
You work for our family,
That's why we live happily.
I'll always try to follow your way,
I'll never forget
To wish you a happy birth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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