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나는 주의 풍성한 사랑을 힘입어 주의 집에 들어가 주를 경외함으로 성전을 향하여 예배하리이다."(시 5:7)
악을 행하는 대적들로 인해 고통받는 시편 기자... 그 고통으로 인해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했던 아픔과 절박함을 가졌던 그... 오만과 거짓과 피흘림과 사기의 칼로 자신을 위협하는 대적들을 대하는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한 믿음의 고백...
악의 특징 중 한 가지는 그것이 마치 흡혈귀처럼 그 악을 행하는 자로 인해 당하는 자 안에 악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악한 대우를 받는 자들은 일반적으로 그 악으로 가해자에게 대항하게 된다. 그것을 우리는 "복수"라고 부른다. 복수의 연쇄사슬 가운데서 문제는 악화되고 인간은 피폐해지지만, 악의 세력은 흥왕해져간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시인은 그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악에 대해 그가 취한 대응방법은 받은 악을 그대로 되갚음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것이고 그 안에 머무르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악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준다. 그 사랑은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기억하게 한다. 하나님께는 결코 악이 함께할 수 없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자,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악과 함께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복수를 통해 내 안에 응어리진 한을 푸는 것보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인간에 대한 "복수"는 내가 할 일이 아니라 주권자이고 전능하시고 절대선이신 그분의 몫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주인인 그분께 맡기게 된다.
그 결과는 하나님의 성전에 들어가 그분을 예배하는 것이다. 세상의 악이 가장 선하게 사용되는 경우, 세상의 악이 무력화되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이다. 그 악을 통해서 하나님께 나아가고, 그분을 의지하고, 그분을 경배하는 것. 그분께 위로를 받고, 그분으로부터 오는 진정한 치유를 맛보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세상의 악이 흥왕하지 못하고 세력을 잃게하는 "신의 한 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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