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라"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저를 의지하면 저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같이 하시리로다.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아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를 인하여 불평하여 말지어다.


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라. 불평하여 말라.
행악에 치우칠 뿐이라.(시 37:5-8)

길... 그것은 내 인생의 모든 여정을 가리킨다. 그것은 삶의 모든 계획, 목표, 방법 모두를 말하는 것이다. 그 모든 것들을 주님께 맡기는 것이 믿음의 삶이다. 여기서 "맡기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돌을 굴려버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돌을 비탈 아래로 굴려버리고 난 후, 그 돌이 굴러가는 것은 내 손을 벗어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분께 맡긴다는 것은, 이미 내 손을 떠난 것으로써 전적으로 주님이 하시는 일,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제는 내 인생의 길에 대해서 내 자신은 방관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한다. 내 인생의 모든 계획과 목표와 방법을 주님께서 결정하시도록, 주님께서 내 인생의 중요한 일들과 그 결과를 책임져 주시도록 맡기는 것이다. 그것은 기도하는 삶, 또한 성경 말씀의 원리에 내 삶을 온전히 의탁하는 삶이 이루어질 때만 가능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하나님께 그 인생의 길을 맡긴 자들에게 하나님께서 의롭다고 여기신다. 마치 햇볕이 가장 강한 정오의 강렬한 빛처럼, 내 의를 그렇게 높여 주시겠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서 찾으시는 최고의 의는 온전한 신뢰함으로 자신의 길을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이다. 그런 자의 인생은 하나님께서 친히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 영광스러운 도구로 사용하신다. 가장 선하신 하나님께서 가장 선하신 뜻을 따라서 가장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인생으로 사용하신다는 것이다. 이것보다 더 큰 성취가 어디 있는가?

하나님께 그 길을 맡긴 자는 이제 하나님 앞에 잠잠히 참고 기다리는 자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신의 모든 것은 이제 하나님께서 주관하시고 하나님의 손에 있기 때문이다. 비록 악한 자들이 그들의 목적을 이루어 가는 것을 볼 때에도, 그리고 때로는 그들의 악한 꾀로 인해서 내 인생에 손해가 있거나, 나에게 피해가 온다고 할지라도, 나는 잠잠하고 참아 기다릴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잠잠하다는 것은 단순히 자포자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생각과 조급함에 성급히 나서거나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로 참으며 기다리는 것이다.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에 눈 앞에 보이는 것에 대해서 조급해 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기다린다"는 것은 원어의 의미가 "시선을 집중하다"는 뜻이다. 그것은 이 모든 것을 이루신 전능자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악인이 활개를 치고 그들의 행사가 모두 형통해 보이일 때에라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그 신뢰 때문에 그분께 시선을 고정시키고, 그분의 행사를 믿음으로 잠잠하게 기다리는 것... 그것이 믿음 안에서 성숙한 자의 바른 자세이다.

인생의 모든 여정을 주님께 맡기고, 그분 앞에서 잠잠하며, 참고 기다리는 자는, 악이 횡행하는 세상 가운데서도 분노와 불평가운데 악에 대항하기 위해서 또 다른 악을 행하는 죄를 범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악을 미워하신다. 비록 그것이 먼저 행해진 악을 징벌하기 위한 악이라 할지라도 용납하지 않으신다. 사도 바울이 악을 악으로 대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고 명령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분노하는 가운데 행하는 행동들과 말, 생각들은 악에 치우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경계하신다.

결국 인생의 복은 그 길을 주님께 맡긴 자에게 주어진다. 그리고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자만 그 인생을 주님께 온전히 의탁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결국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깨닫게 된다. 결국 복음이고, 결국 십자가이며, 결국 예수 그리스도다. 그것이 답이다.

지난 얼마 동안 분노 가운데서 힘들어 했었다. 내가 너무 사랑하는 공동체에 관련된 일들이 처음에는 나를 힘들게 했고, 나중에는 그것으로 겉잡을 수 없는 분노를 일으켰다. 내 안에서 불길처럼 솟아나는 분노 가운데서 죄와 싸우면서 참으로 힘들었다. 그 가운데 죄를 지었다는 것을 솔직히 고백할 수 밖에 없다.
분노하는 나를 보면서, 내가 내 길을 하나님께 의탁하지 않고, 잠잠하며 참고 기다리지 못하는 믿음없는 자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그 길을 맡기지 못하고 스스로 그 "부당함"을 해결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내 의를 드러내고, 다른 사람들의 죄악과 연약함에 대해서 분노하며 정죄했다.
이것이 바로 내 모습이다.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그 분께 맡기지 못하는 믿음 없는 내 모습... 하나님 앞에 한 없이 부끄러운 모습...

하지만 나에게는 십자가가 있다. 바로 이런 내 모습 때문에 돌아가셔야 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바로 그런 나의 죄악을 용서하시기 위해 그 고통의 죄값을 치르신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와 용서... 내가 오늘 내 완악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주님 앞으로 나아오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완전해서가 아니라,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으시는 주님의 사랑 때문이다.
나는 형편없는 자이지만, 그분은 위대하신 분이시다. 나는 연약함으로 인해 죄를 짓는 자이지만, 그분은 강한 분이시고 완전히 정결하신 분이시다. 그 분이 나를 초대하신다. 그분의 품으로... 그분의 사랑으로... 그분의 온유함으로... 그리고... 그분의 거룩함으로... 나로 하여금 다시 시작하게 하신다. 죄책감에 빠져 힘들어 하는 것이 아니라, 죄를 이기고, 다시 정결하게 설 수 있도록 하신다. 그것이 십자가의 능력이다.

그분이 능력이 나를 잠잠케 한다. 사나운 파도와 폭풍을 잠잠하게 하셨던 예수님께서 내 안에 불타오르던 분노를 잠잠케 하셨다. 그리고 나를 힘들게 한 일련의 일들에 대해서 조용히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가운데, 평강으로 주님께 이 모든 것을 맡길 마음을 주셨다. 더 큰 죄를 짓지 않도록 막으시고, 나를 붙들어 주셨다.

죄 가운데서도 감사가 있는 것은, 바로 예수님... 나의 선한 목자 그분 때문이다.

.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이 글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