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your labs are normal"

지난 화요일 저녁 8시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수요일 오전에 학교 보건소의 lab에서 검사를 받아야 해서... 아침을 유난히 많이 먹는 나로서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의사가 내 나이 때에는 피검사를 해야 한다고 해서 참았다.

수요일 아침 9시에 보건소에 도착해서 피검사와 오줌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도서관으로 돌아 와서 그날 점심과 저녁으로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다 먹어 버렸다.... 한꺼 번에... 그날 하루 종일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가시지 않았다... 나에게 아침 식사가 이렇게 중요한지 미쳐 몰랐었다.

그리고 어제 보건소의 의사로부터 아래와 같은 통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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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Kwangjin Lee:

all your labs are normal.

Sincerely,


Elena V. Stephens,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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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이상했다. 아무 이상 없다는 소식인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
밥 굶고, 허기를 참아가며, 시간을 내가면서 가서 한 것에 대한 보상이 겨우 이건가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내 몸 어딘가에 비정상적인 것을 발견했다는 통보라도 와야 제대로 보상을 받은 것처럼 느껴지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기분...

때로는 인간의 감정이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비정상적일 수 있는지를 본다. 그리고 감정과 느낌에 의존하는 삶이 얼마나 misleading한 것인지도 보게된다. 내 자신의 생각과 경험과 느낌을 의존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절대적인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이 내 삶과 행동과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진리는 결코 나를 허탄한 곳으로 인도하지 않는다.

기뻐해야할 소식을 듣고, 기분나빠하는 나를 보면서 내가 얼마나 신뢰할 수 없는 존재인가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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