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들이 예수님께 드리는 이 고백... 베드로가 예수님께 그 고백을 드렸을 때, 예수님은 그것이 하나님께서 알게 하신 하늘의 지식이라고 말씀하셨고, 그 고백을 진정으로 기뻐하셨다. 하지만 동일한 고백이 누가복음 4장에서만 해도 두번이나 드려지는데도 불구하고 주님은 그 고백을 싫어하신다. 그리고 귀신들에게 명령하여 그 입을 다물게 하신다.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는 예수님의 정체를 귀신들은 정말 '귀신같이'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정확하게 고백한다. 34절에서는 예수님을 "하나님의 거룩한 자"라고 고백하고, 본 절에서는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한다. 그들은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분의 권세를 알았을 뿐만 아니라 그 권세에 떨며 두려워 하고 있었다. (34절의 "아!"는 성경에서 유일하게 등장하는 것으로 놀라움과 공포를 나타내는 말이다.)
문제는 그들이 그분의 정체를 알 뿐만 아니라, 그분께 순종하며 그분을 주인으로, 자신의 삶의 절대주권자로 인정할 의도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자신들을 멸하지 말아 달라는 것, 아직 무저갱에 들어갈 때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들에게 해를 끼치지 말아달라는 것 뿐이었다.
귀신들의 고백은 예수님에 대한 사탄적 고백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그것은 예수님을 정면으로 대적하며 조롱하고 멸시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분명히 알고 그분의 권세를 두려워하지만, 그분께 온전히 순종하려는 뜻이 없는 것이다.
복음이라는 단어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웬만한 사람들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들어 보았다. 그리고 세상의 아주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입으로 예수님의 하나님 되심을 고백한다.
하지만...
그 고백이 순종이 실리지 않은 고백이라면, 그 고백이 그분을 영화롭게 하고자 하는 열망과 동반된 것이 아니라면, 그 고백이 진정 그 삶 가운데 절대주권자로 임하신 예수님을 있는 그대로 모셔드리는 것이 아니라면, 내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그분이 내 삶을 사시고, 내 인생이 그분께 온전히 드려지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이 귀신들의 고백과 어떤 점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을지...
내가 예수님께 드리는 소위 신앙고백이라고 하는 그것에 "예수께서 꾸짖으사 저희의 말함을 허락지 아니하"실 만큼 역겨워 하지 않으신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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