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통합진보당 사태를 바라보며)

조국...
내 나라. 내 어머니의 나라.

조국이라는 이 단어에는 내가 가장 미워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자주 잊는다.
내가 싫어하는 정치인들, 기회주의자들
내가 싫어하는 부정과 비리
내가 싫어하는 이기주의
내가 싫어하는 교육제도
내가 싫어하는 사소한 규칙위반
내가 싫어하는 아귀다툼
내가 싫어하는 착취적인 자본가와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영향들
내가 싫어하는 부패한 종교인들
내가 싫어하는 무지몽매한 유권자들
내가 싫어하는 전두환, 518의 악몽
내가 싫어하는 지역주의
내가 싫어하는 학벌중심, 집단 이기주의
등등등등...

이 모든 것들을 "조국"이라는 한 단어가 감싸고 있다는 것.
내가 조국을 사랑한다면, 비록 싸워야 하는 대상이라 할지라도, 아직은 그 조국의 일부라는 것. 따라서 그것까지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참 자주 잊는다.

그래서 내가 싫어하는 이런 무리들, 이런 행태들을 일거에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런 자들과 그런 행태들이 존재하는 한 조국 자체를 거부하고 싶은 욕구가 내 안에서 움터오른다.

아니다.
그건 아니다.
조국을 사랑한다는 것은, 있는 그 조국이 담고 있는 모든 아픔을 함께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 모순을 아파하지만, 결코 도외시하지 않고 같이 아파하며, 보다 더 나은 내 조국을 위해 자리를 지키며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묵묵히 내 일을 감당해 나가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나 부족한 것이 많은 못난 조국이지만, 그래도 내 아버지 어머니의 나라이며, 내 조상들의 나라이며, 내 아이들이 살아가야할 나라이다.

내 조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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