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도를 주님께 드리는 분향으로 받아 주시고, 손을 위로 들고서 드리는 기도는 저녁 제물로 받아 주십시오. 주님, 내 입술 언저리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 앞에는 문지기를 세워 주십시오. 내 마음이 악한 일에 기울어지지 않게 해주십시오. 악한 일을 하는 자들과 어울려서, 악한 일을 하지 않게 도와주십시오. 그들의 진수성찬을 먹지 않게 해주십시오. 의인이 사랑의 매로 나를 쳐서, 나를 꾸짖게 해주시고 악인들에게 대접을 받는 일이 없게 해주십시오. 나는 언제나 그들의 악행을 고발하는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시 141:2-5, 표준새번역)
내 삶이 기도가 되어 하나님께서 분향과 제물로 열납하실 수 있는 그런 삶이 된다면...
주님께서 악한 입술을 제어하시고, 친히 문지기가 되어 주시는 그런 복을 누린다면...
악을 향해 끊임없이 반응하고 이끌리는 내 마음을 주님께서 지켜주신다면...
악한 세상 가운데서 악인들 가운데 살더라도 그들과 함께 악을 도모하지 않도록 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입는다면...
부정의 축재에 참여하여 그들과 진수성찬을 먹기보다 깨끗함으로 가난함 굶주림을 오히려 즐거워 할 수 있다면...
동역자가 있어 나를 의의 매로 영적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게 하며, 부지불식간이나 의식적으로 짓는 죄에서 돌이키게 하기 위해 내 마음을 찢는 꾸짖음을 듣는 크나큰 복을 누린다면...
죄악과 부정을 일삼는 자들에게 대접할 가치가 없는 자, 대접이 통하지 않는 자로 여겨진다면...
세상의 악을 보면서 그들의 악에 분노하면서 정작 그 악을 내 안에 내면화함으로써 그들과 동류가 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면...
정말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정작 내 삶은... 하나님께서 받으시기에 너무나 더럽고 역겨우며, (마음의) 입술에는 언제나 독이 가득하고, (마음으로는) 세상의 악인과 함께 악을 도모하며, 가난을 두려워하고 잘먹과 잘 살고자 하는 욕구가 마음 가운데서 치솟고, 동역자들의 사랑의 매와 꾸짖음에 분노하며, 죄인들과 악인들에게 인정받는 자가 되기를 희망하고, 남의 악을 꾸짖고 분노하면서 정작 내가 그들과 똑같은 악을 범하는.... 천하에 흉악한 죄인 중의 괴수가 아닌가?
다윗의 기도... 감히 내가 하나님께 드릴 수 없는 기도이지만, 이런 흉악한 죄인을 위해 이 땅에 오시고, 그 죄를 감당하시고 십자가에 나 대신 죽으신 내 주인이고 내 하나님이신 예수님, 그분 때문에 (덕분에) 용기를 내어 이 벌레만도 못한 나를 그렇게 만들어 달라고 감히 기도한다.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 그분의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이 나를 변화시키고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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