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 you..."

주일이었던 어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가던 큰 딸이 나에게 인사했다.

"See you next weekend!"

주 중에는 아침에 아이들이 일어나기 훨씬 전에 집을 나서고, 밤에는 잠자리에 들고서야 집에 오는 아빠를 보지 못하는 아쉬움의 표현인지, 아니면 그냥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주말에 보자고 한 말인지... 마음 속에서 순간적으로 의문이 들면서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스쳐지나 갔다.

초임 교수로서, 해야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황 가운데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자 주 중에는 새벽에 나가고 하루 종일 연구실에 쳐박혀서 수업준비, 연구를 열심히 하다가 밤늦게 집으로 돌아간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보통 14시간에서 15시간. 그에 반해 주중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7시간 정도.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그리고 주일 종일을 아이들에게만 집중하며 같이 시간을 보내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정도는 너무나 부족한 시간일터...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나를 가장 필요로 할 때가 지금이고, 앞으로 6-7년이 지나고 나면 아빠는 뒷전이고 자신들의 삶을 찾아 바쁘게 살아갈텐데... 내가 하는, 혹은 해야하는 일과 아이들과 함께하는 그 시간의 균형을 맞추기는 쉽지가 않다.

현재로서는 주중에 아침에는 새벽에 나가더라도, 저녁식사는 같이하며,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적어도 당분간은 실현이 불가능한 꿈인 것 같다.

하나님께서 능력 없는 자를 붙드셔서 지적생산성을 현격히 높여 주시기만을 바랄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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