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득하게 앉아서 공부를 하고 싶은데...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하는 가운데 벽돌을 쌓는 심정으로 천천히, 하지만 차근차근 한 글자씩 빈 종이에 쏟아 놓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우리 학교는 그나마 좀 낫지만, 요즘 대학에서는 연구실적이라는 숫자를 지표로 제시하고 그것에 무조건 맞추기를 원하기 때문에, 아직 숙성되지도 않은 아이디어들이 글이 되어 뿌려진다. 사회가, 대학이 그 숙성의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마치 실험 결과가 나오면 뚝딱 글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처럼, 전공을 불문하고 목표치를 제시한다.
열심히 살고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쓰지만, 내가 진정으로 관심이 있는 그런 공부는 요원하기만 하다.
내 인생에 단 한편의 논문을 쓰고 말더라도 진정으로 의미있는 그런 논문을 쓰고 싶은데...
언제까지나 이렇게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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