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내 딸이 그런 사고를 당했다면 나는 유민이 아빠처럼 그렇게 저항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훨씬 더 과격했을 것이고, 아마도 이성을 잃은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유민이 아빠를 보면서, 그의 단식을 보면서, 정말 격렬하게 저항하면서도, 법과 품위를 지키는 그 모습에서 존경하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난다.
나 역시 그가 죽기를 절대 원하지 않고, 건강하게 승리하기를 바라지만... 감히 그에게 단식을 중단하라고 말 할 수는 없다.
딸에 대한 미안함, 그 딸의 죽음이 결코 헛된 죽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그 죽음이 그 이후에 있을, 수 많은 죽음을 막는 거룩한 희생이 되어야만, 그나마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라도, 그 죽음의 의미를 부여하며, 그것으로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고, 후에 유민이를 만났을 때 면목이라도 설 것이라고 믿는 그 마음을, 비슷한 나이의 딸을 가진 아빠로서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을 만듦으로서 그를 살리는 것만이 유일한 길인 것 같다.
정치권이 아무리 악한 자들이 모인 집단이라 하더라도, 한 아이의 아버지의 이 처절한 몸부림을 죽음으로까지 몰아갈까? 두려운 것은 그럴 수도 있다는 느낌이 점점 커진다는 것, 그것이다.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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