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14

(2006.02.14에 쓴 글)

지난 토요일 오후... 목장 식구들 중 한 가정이 우리 가정을 식사 대접해 주었다. 우리 집에서 잘 해 주는 것도 없이 은혜로 받는 대접이라 조금은 미안하기도 했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한 식구된 자들로서 함께 식사하면서 섬김을 받는 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복부팽만감으로 행복감과 만족감, 그리고 약간의 거북스러움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조용히 있던 예연이가 갑자기 물었다.

"아빠! 남자는 왜 오줌을 서서싸요?"

"........"

갑작스러운 질문에 일단 할 말을 잃고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며 답을 찾고 있을 때, 아내가 물었다.

"ㅎㅎ.. 왜? 누가 서서싸는 것 봤어?"
"전번에 하민이(하연이와 Play group하는 동갑내기 남자애)가 서서 오줌싸는 것 봤잖아요... 문열어 놓고 오줌 쌌어요."
"그래~~~?"

그 때 하연이가 나섰다.
"나는 왜 그런지 알아요~~~. 남자는 오줌이 앞으로 나오니까 서서싸는 거잖아요~~ ㅋㅋ"

아내가 물었다.
"하연이도 봤어?"
"학교에서 남자애가 서서 오줌싸는 것 봤어요. ㅋㅋㅋ"
"그렇구나~~~..."

우리 아이들... 이제 철없던 아기의 수준을 벗어나서 점차 이성에 대해서 자각하는 것이 보인다. 이제부터 그들의 마음 속에 "남자"에 대한 이미지가 그려지겠지...
남자란 아빠 밖에 없는 우리 가정. 당분간 아이들이 이성에 대한 궁금증은 주로 나를 통해서 해결하겠지? 그러면서 남성에 대한 그들의 시각이 형성될 것이다.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다. 남자라는 존재가 "왕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지"도 아닌... 한 "인간"이라는 것. 그들이 섬겨야 할 "폭군"도 아니고, 그들이 부려야 할 "종"도 아니라는 것. 여자와 다른 부분도 분명히 많이 있지만 같이 공유하는 부분도 있고, 강한 것 같지만 때로는 연약하기도 하여 감싸주고 보살펴 주는 것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 같은 인간으로서 서로 섬기고 섬김을 받으며 서로 세워주고, 함께 동역해 가는 동역자라는 것.
아직은 낯설기만한 "남자"라는 존재를 아빠를 통해 조금씩 알아갈 그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그런 내가 되어야할 책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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