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알아!"
(2006.02.21에 쓴 글)
지난 주 토요일...
매주 토요일이면 저녁에 목장모임이 있다. 목장모임은 가정마다 돌아가면서 하기도 하고 때로는 교회에서 모이기도 한다. 아이들은 이 날이 목장모임하는 날인 것을 안다.
애들이랑 놀고 있었는데 예연이가 갑자기 생각난다는 듯이 물었다.
"아빠! 오늘 목장모임 어디서해요?"
"응~~~ 박일 아저씨 집에서 할꺼야..."
"박일 아저씨? 박일 아저씨가 누구예요?"
"예연이 몰라?"
"나현이 언니 아빠?"
"아~~니~~"
"그럼 태훈이 아빠?"
"아~~니~~"
"그럼 누구예요~~~"
뭐라고 답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하연이가 끼어들었다.
"아빠! 나는 알것같아요. 예연아! 이따가 보면 알아."
그러면서 설명을 덧붙였다.
"전번에 나도 새소식반에 간식이 뭔지 몰랐거든? 근데 나중에 보니까 피자였어.. 그러니 보면 알아..."
"응~~"
하연이가 언니답게 '보면 안다'는 것을 나름대로의 경험으로 설명한 것이었다. 그 예가 상황에 적절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쨋든 예연이는 나름 대로 언니의 설명이 충분해 보였다. 이제는 알았다는 듯이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차원에서 사실관계와 인과관계의 한계 속에서 적절한 설명을 찾지 못하고 헤메는 나보다는 비록 그런 면에서는 부족하지만 나름대로의 설명력이 있는 하연이의 대답이 더 유용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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