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청년들과 함께 팔러에서 같이 식사하는 평소 때와는 달리, 한 형제님과 함께 작은 방에 마주 앉았다. 그분은 40대 중반을 향해 가는 나이에, 한국 최고의 회사에 다니는 분이고, 항상 진지하고, 진중한 분이다. 같은 목장에 속해 있는 나는 그 분과 약 2개월 정도 알고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며칠 전, 그분께 같이 복음을 나누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복음과 말씀에 많은 관심을 보이던 그 분은 흔쾌히 동의하셨다. 지난 주일의 그 자리는 바로 그 복음을 나누는 자리였다. 둘이 마주 앉아서 약 네 시간 정도의 시간을 가졌다. 그 동안 인간의 근본적인 상태, 죄, 그리고 죄사함의 길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 전에 들어서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도 있으신 것 같았다. 시종일관 진지하게 들으며 때로는 질문하며, 때로는 자신의 생각을 나누며 우리 두 사람은 복음에 점점 더 몰입하게 되었다. 두 딸을 가진 가장으로서의 공통점, 동시대를 살던 남성으로서의 공통점, 그리고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고 지낸 젊은 시절의 공통점을 가진 우리는 많은 부분을 서로 공감하며 대화 할 수 있었다.
인생이 40줄이 넘어서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그 동안 쌓아온 많은 경험과 지식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이미 구축한 상태이다. 따라서, 새로운 "정보"는 계속 받아들이지만, 그 정보를 처리하는 패러다임은 이미 거의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그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복음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한다. 그 전에 알던 것들을 모두 포기하고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요구한다. 10대나 20대의 젊은이들에게는 그 패러다임이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어렵지 않게 복음을 받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40대가 넘어가면 그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없다. 특히 40년이 훨씬 넘도록 거부감을 가지고 배척해 오던 기독교의 복음을 나의 것으로 받는다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다.
하지만 성령의 능력은 무한하다. 그분은 기적을 이루시는 분이시다. 복음을 나누는 동안 하나님께서 그분의 마음 문을 여시고 계시는 것을 깨달았다. 몇 번씩 확인하며 의미를 설명하며 전해진 복음... 그 복음을 다 들으시고, 모든 것에 동의하셨다. 예전에 왜 이런 내용을 들어보지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항상 말씀하고 계셨다. 단지 때가 아니었을 뿐... 그리고 그것을 들을 귀가 없었을 뿐...
마지막에 영접기도문을 읽으며 단어 하나 하나의 의미를 다시 점검했다. 그분은 모두 동의했다. 하지만 그분께 영접기도를 같이 하자고 묻는 대신, 그 동의가 지적 동의인지, 가슴에서 우러나는 진실한 고백인지를 물어 보았다. 그분은 지적 동의는 분명한데, 가슴에서 우러나는 진실한 고백인지는 스스로 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 분께 얼마의 시간을 더 드리기로 했다.
나는 그분의 모든 관심사가 이제는 복음으로 맞춰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성령께서 이미 일을 시작하신 것을 보았다. 그래서 믿음으로 그분께 시간을 더 드릴 담대함이 생겼다. 하나님께서 분명히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고, 그분 스스로가 복음을 자신의 입으로 분명하게 정리하고 가슴으로 시인하는 때가 곧 올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 때를 기다릴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이 탄생하는 것은 기적이다. 그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복음을 배척하고 하찮게 여기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새해 첫 주일, 영혼을 살리는 복음을 전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그 복음을 전해 들은 그 귀한 영혼이 주님 안에서 새 생명을 받고, 주님 안에서 평강과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삶을 시작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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