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독교인들의 특징은 아무 생각이 없이 산다는 것이다. 교회에 오래 다니지만, 성경 내용도 잘 모르고,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교리가 무엇인지, 심지어 복음이 무엇인지를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목숨을 걸고 종교개혁을 일으켰던 믿음의 선배들이 본다면 가슴을 치며 아파할 모습이 현재 교인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우상숭배에 빠졌던 이스라엘에 바알에 무릎꿇지 않은 칠천명을 하나님께서 남겨 두셨던 것처럼, 자신의 믿음에 대해서 하나님의 뜻에 대해서, 성경에 대해서, 바른 믿음과 교리에 대해서 진지하게 탐구하고 연구하면서, 그 믿음을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믿음으로 가꾸어 가려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매일 성경을 읽고 연구하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가운데 자신의 요구사항을 하나님께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 땅 가운데 두신 뜻을 구하며, 그 뜻에 순종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리라 확신한다.
하지만, 하나님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꾸준한 연구를 통하여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쌓고, 하나님을 경험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빠질 위험 중 중요한 한 가지는 속좁고 비타협적이고 배타적인 종교인이 될 위험이다. 그것은 복음에 대해서, 바른 믿음에 대해서 더 연구하면 할수록, "가짜"들에 눈에 들어오고, 그 가운데 "진짜" 믿음/신앙을 추구해 나가는 가운데 나도 모르게 몸에 배는 습성이다.
성경을 공부하면 할수록 현대 기독교가 얼마나 성경에서 멀어졌는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것은 참으로 경악할 만한 수준이다. 값 없이 은혜로 주어진 복음이 싸구려 취급을 받고, 하나님의 위엄과 거룩은 안중에도 없으며, 하나님이 산타클로스나 알라딘의 램프의 거인 혹은 내가 세상에서 잘되기를 바라며 아침마다 정화수에 물떠놓고 기도한 어머니의 마음을 가진 절대자로 취급받는 세상에서 진정으로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을 따르는 모습을 찾기가 힘든 이 세상에서 바른 믿음을 견지하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가를 충격적으로 깨닫게 될 때, 우리는 자신의 믿음에 대해서 방어적이며, 나와는 조금이라도 다른 신앙의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에 대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게 된다.
물론 그런 태도가 늘 잘못된 것은 아니다. 성경적으로 결코 옳지 않은 믿음을 가진 교인들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다니엘과 세 친구들과 같은 믿음을 견지하기 위해서는 가짜들과 싸워야 하고, 교회 내에 이미 너무 많이 들어온 세속주의와 물신주의의 우상숭배를 배척해야 한다. 그리고 성경으로 돌아가 거룩한 믿음을 외쳐야 한다.
하지만 교왕과정(矯枉過正)의 오류를 우리 마음에 꼭 새겨야 한다. "바른" 믿음이 좋지만, 그것을 과도하게 추구하다보면, 나만 바른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착각하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것만이 진리라고 착각하게 된다. 바른 신앙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믿음 안에서의 (바르지만) 다양한 모습을 포용할 능력을 상실하고 만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안식일을 범했다는 이유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이기로 결의한 바리새인의 끔찍한 오류를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바른 믿음에 관심이 없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죄악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우리 나라의 속담은 참으로 귀한 진리이다. 내가 하나님의 진리를 더 알면 알수록, 나는 겸손하게 된다. 첫째로 하나님에 대해서 겸손하게 되고, 둘째 믿음의 동지들에 대해서 겸손하게 된다. 하나님의 진리 안에서 다양성을 품어 안을 수 있는 넉넉한 가슴을 가지게 된다. 성경이 보여주는 "바른" 믿음에 대해서 날이 갈수록 더 분명하게 깨닫는 반면, 그 믿음의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게 된다. 나와 다른 이해를 가진 믿음의 사람들을 "이단"이나 "마귀의 속임에 놀아난 자들"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더 풍성한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그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여러분은 자기가 믿음 안에 있는지를 스스로 시험하여 보고, 스스로 점검해 보십시오.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가운데 계시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까? 모르면 여러분은 실격자입니다."(고후 13:5)
내가 바른 믿음 안에 있는지 스스로 시험해 보고 점검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믿음 뿐만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내리는 (정죄가 아닌) 판단들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판단이 아니라 정죄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자신을 시험해 봐야 한다. 말씀과 기도 가운데 그 일들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신앙에 대해서 여과없이 비판해 줄 수 있는 믿음의 선배들, 믿음의 동역자들을 늘 곁에 두어야 한다.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내 믿음생활이나 내 의견을 가감없이 비판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늘 곁에 두어야 한다. 그들의 비판이 나를 깨어나게 하고, 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고 겸손하게 만든다. 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다가 이단으로 미혹되어 나간 사람들의 공동적인 특징은 어느 누가 뭐라고 해도 결코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의 귀는 완전히 막혀 있기 때문에 그 이단에서 돌이킬 가능성을 상실하고 마는 것이다.
믿음의 열정이 겸손과 함께 가지 않는다면, 그 열정은 상처와 분열과 파괴를 낳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은 마귀에게서 온 것이다. 하나님으로부터 온 열정은 반드시 겸손과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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