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예배 가운데 선포되는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너무나 관성적으로 말해지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표현 속에 진리가 있다. 듣는 사람이 인정하건 안하건 간에 그것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선포되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주님을 영접하고 난 이후 나는 참으로 많은 훌륭한 설교자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분들을 통하여서 선포되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며 영적으로 자라왔다.
사실 "훌륭한" 설교자라는 표현은 왠지 어색해 보인다. 왜냐하면, 그 선포자가 누구인지 상관 없이 예배 때 선포되는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훌륭하다"는 것의 정의가 선뜻 와 닿지 않게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훌륭하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훌륭하다"는 것의 정의는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이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선포되도록 준비된 설교자들을 일컫는다. 사실 그 만큼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선포한다는 것은 모든 설교자들의 과제이며,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이것을 결정하는 것은 설교자가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담을 만큼 깨끗한 그릇인가와 그 설교자의 관심의 초점이 어디에 있는가이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진리의 말씀이 성도들에게 잘 흘러가는가 아니면 어느 정도씩 막히면서 흘러가는가를 결정한다.
내가 속한 교회의 목사님... 목사님 당신께서는 본인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을 매우 꺼려하시고 좋아 하지 않으시지만 그분의 설교를 들을 때면, 마음 속으로 참으로 깊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저런 설교를 하실 수 있을까?'
내로라하는 뛰어난 설교자들을 많이 접한 내가 볼 때,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그 어떤 설교자보다도, 목사님의 말씀은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이 흘러나가는 통로로서 거의 막힘이 없다.
사실 지금 내가 다니는 교회에 처음 나오기 시작했을 때, 목사님의 설교는 참으로 지루했다. 설교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예화, 열정, 요점정리, 성도들과의 non-verbal communication 등에는 전혀 신경을 쓰시지 않는 우리 목사님의 설교는 내용은 매우 훌륭했지만, 그 포장이 너무 엉성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지 않아서 내가 틀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 자체를 전하는 데 있어서 그런 포장들은 오히려 그 복음의 가치를 떨어뜨릴 뿐이라는 것, 진리는 그 자체로 powerful하며 능력이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우리 교회 교인들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 목사님의 목회철학, 설교철학은 분명하시다. 오직 복음! 오직 복음! 바로 그것이다. 모든 말씀은 복음으로 귀결되며, 모든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십자가로 해석이 되며, 복음이 기반이 된다. 어떤 본문이든지,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해석의 렌즈가 된다. 그분이 전하시는 어떤 말씀에서도 결코 복음이 빠지는 일은 없고, 복음이 중심이 되지 않는 경우는 없다. "복음"이라는 단어가 많다는 것이 아니고, 복음의 내용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절대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목사님께서 바로 그런 철학 아래에서 오로지 하나님의 진리에 의지하며 그것을 포장없이 그대로 전달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로 주일 설교 말씀은 나에게 생명이 되었고, 그 어느 것보다 귀한 것이 되었다.
내가 청년부를 섬기게 되고, 매주 청년부에서 말씀을 전하게 되면서, 나는 내심 목사님처럼 말씀을 전해보리라 다짐했고 희망했었다. 하지만 3년이 조금 지난 지금... 내 스스로 느끼는 것은 내가 원하는 목사님의 설교에 그 발치 만큼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런 포장없이 복음의 진리를 전한다는 것이 생각같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이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체험적으로 깨달으면서, 나는 우리 목사님을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특별하게 사용하시고 계시다는 것을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하시지 않으시면, 그런 설교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주일 설교를 대하는 내 마음 자세가 확실히 달라졌다. 물론 그 전에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고 귀기울여 들은 설교말씀이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납작 엎드리는 마음으로, 천상에서 울려오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내 자신이 설교자가 되면서, 진정으로 그 설교의 의미를 알게 된 것이다.
오늘도 주일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나를 사로잡으시는 것을 느꼈다. 그분의 진리에 압도되어 내 자신을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경험을 했다. 담백하게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전하는 설교자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나는... 참으로 복받은 자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이 글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