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하신 하나님.

여리고성을 함락시키고, 아이성을 정복한 이스라엘... 그 다음 성은 기브온이었다.
이스라엘 앞에 힘없이 무너지는 두 성과 그 전에 하나님께서 애굽과 홍해에서 행하신 기적을 익히 들어 알고 있던 기브온은 이스라엘을 찾아와서 스스로 화친조약을 맺고 굴복한다. 기브온은 남부 가나안 6부족 중의 하나였으며, 여리고성보다 더 큰 성이고, 가나안의 중심에 위치하여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성이었는데, 그 성을 전쟁이 없이 얻은 것이다.
가나안 5부족은 이에 분개했고, 연합군을 결성하여 대규모의 군대를 이끌고 배신자인 기브온으로 쳐들어 간다. 감당할 수 없는 연합군의 위세이 눌린 기브온은 이스라엘에 도움을 요청하고,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의 군대를 총동원하여, 기브온으로 하루만에 진군하여 연합군과 싸운다. 싸우기 전 하나님께서는 당신께서 이 싸움을 싸우실 것이며, 대승을 거두게 하시겠다고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시고, 말씀하신 그대로 이루신다. 가나안의 선진 문명과 그들의 잘 훈련되고 준비된 군사력은 오합지졸에 불과한 이스라엘의 군대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간다.
연합군은 크게 패하고, 수만은 군사들이 이스라엘 군대에 의해 살륙을 당한다. 하지만 그 숫자가 얼마나 많았던지, 하루만에는 도저히 모두 무찌를 수 없는 숫자였다. 당시 관습상 해가 지면 전쟁을 그쳐야 하고, 그렇다면 가나안 연합군에 다시 항오를 정비하고, 죽기를 각오하고 달려들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렇다면 힘든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하나님께서 약속으로 주시겠다고 하신 가나안 땅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연합군으로 쳐들어 온 이 군대를 완전히 섬멸하여 남부 가나안을 점령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매우 유리한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이었다.

이 때 여호수아는 참으로 상상할 수 없는 기도(명령)를 한다.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 달아 너도 아얄론 골짜기에 그리할찌어다"(수 10:12)
태양과 달의 진행을 멈추는 기도를 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기도를 들으셨고, 하룻동안 태양과 달이 그대로 멈춰서는 놀라운 기적이 벌어졌다.
그 동안 이스라엘 군대는 연합군을 완전히 패퇴시킨다.

어떻게 그런 기도를 할 수 있었을까? 연합군을 더 빨리 효과적으로 물리치게 해달라고 기도한 것도 아니고, 땅이 갈라져서 연합군을 함몰시키도록 한 것도 아니고, 하늘의 태양과 달을 멈추도록 기도할 생각을 도대체 누가 했겠는가?

여기서 나는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나를 비롯한 일반 믿는 자들의 태도를 돌이켜 생각해보게 된다. 일반적으로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확신의 매우 잘못된 예는 하나님의 전능성을 믿되, 마치 그 전능성이 나를 위해서 존재한 듯한 착각이다. 한 마디로 알라딘의 요술램프의 거인과 같은 존재이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바라는 소원을 모두 이루어 주는 능력. 나에게 어떤 요구도 하지 않고, 단지 내가 원하는 것을 듣고, 그대로 이루어 주는 능력으로서의 하나님. 그런 "믿음"은 결코 성경적이지 않다. 그것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행위일 뿐이고, 그것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경우 소위 믿는 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하나님의 능력이 바로 그런 능력이다.
그런 믿음을 가진 자들을 비판하는 또 한 쪽에서는 하나님의 능력 자체를 부인한다.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 판단이 가능한 한계 내에서 하나님을 생각한다. 하나님께 기도하지만,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신뢰나 기대가 없다. 그저 내가 하려고 하는 그것을 무리 없이 잘 하게 해달라는 기도 뿐이다. 그런 믿음을 가진 자들에게 하나님은 인간의 능력을 약간 넘어선 능력을 가진 초월적인 존재일 뿐이다.

사실 나에게는 이 두 가지의 잘못된 "믿음"이 공존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이 믿음 없음을 지적하신다.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믿음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있는 일에 대해서, 그것이 어떤 것이든 간에 하나님 차원에서 이루신다는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이다. 가나안을 주시겠다고 40년 전부터(혹은 그보다 훨씬 전인 아브라함 때부터) 약속하신 하나님. 그 약속을 당신의 기뻐하시는 뜻 가운데 당신의 능력으로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을 보면서, 기브온에서의 전투의 완전한 승리가 하나님의 분명하신 뜻 가운데 있다는 것을 믿은 여호수아는 하나님께 기도하며 간구하는 데 있어서 한계를 두지 않았다. 그의 하나님에 대한 믿음, 그분의 능력에 대한 신뢰는 가히 절대적이었다. 그 온전한 믿음의 고백 가운데 나온 것이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 달아 너도 아얄론 골짜기에 그리할찌어다"였다. 그것은 하나님의 능력을 이용하려는 것도, 하나님을 시험하려는 것도 아닌, 말 그대로 순전한 "믿음"에서 나온 것이었다.

하나님은 위대하시다. 그분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것을 진정으로 믿는 믿음이 있는가?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 마음에 어떤 계획을 품고 계시는지, 그분께서 진정으로 기뻐하시는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할 줄 아는가? 그렇다면 그분의 뜻과 계획 안에서 내가 구하지 못할 것은 없다. 거기에는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제한이 있을 수 없다.

2010년... 그 위대하심을 믿는 믿음을 갖기를 소원한다. 하나님과 그분의 능력을 내 좁은 틀 안에 가두어 두는 것이 아니라, 그 위대하신 하나님에 대한 위대한 믿음을 갖기를 원한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동역자로서 하나님 차원의 일에 쓰임받는 가운데, 위대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능력없고, 보잘 것 없고, 죄악된 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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