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크면서 아빠 엄마에게 요구하는 것이 점점 많아지고 커진다. 애들은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같고 싶어한다. 닌텐도, iTouch, Wii 등등... 친구 집에서 본 것이나, 친구들이 가지고 다니는 것들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에 사달라고 조른다.
"하영이 집에 Wii가 있어요... 우리도 사요... 예?"
"나영이와 진수는 iPhone이 있는데... 나도 하나 사줘요..."
이런식이다.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사실, 아이들이 사달라고 조르는 것들, 특히 technology와 관련된 것들은 아이들보다도 내가 더 좋아 하는 것들이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기와 컴퓨터에 관해서는 광적으로 몰두하고 빠져들었던 나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사준다면, 아이들보다도 내가 더 즐길 것이 뻔하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묻는다.
"하영이는 집에 있는 Wii를 얼마나 자주 사용한다냐?"
"Wii의 가격이 250불에서 350불 정도 하는데, 그 정도의 돈을 지불해서 그 기계를 사는 것이 적합 하다고 생각하냐?"
"iTouch를 가지고 있다고 했을 때,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말해 볼래?"
그리고 아이들에게 요구한다. 왜 그런 것들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이유들을 가지고 아빠를 설득하라. 남들이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 "그것"이 "나"에게 필요한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투자 비용 대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입증해라.
아이들에게 너무 심한 요구일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신만 그것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 때문에 열등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안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더 중요한 것을 가르치고 싶다.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분명히 자신(혹은 하나님)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도 가져야 하는 그런 심리가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교육시키고 싶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 자신이 무엇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어떤 존재인가로, 특별히 하나님 앞에서 어떤 존재인가로 평가하는 것을 심어주고 싶다. 나는 그것이 아이들에게 큰 유산이 될 수 있음을 믿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비가 미덕이다. 소비는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며, 그것으로 인해 자본주의는 살아간다. 따라서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 한다. 그 핵심이 광고이다. 광고는 본질적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뭔가를 소유하지 않으면 그만큼 뭔가 부족하다고, 뒤떨어진 존재라고 느끼도록 조장한다. 대부분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느끼도록 한다. 그것을 통해서 소유욕구를 부추기고, 소유했을 때 만족을, 그렇지 못했을 때 불만족을 느끼게 한다. 그것이 객관적으로 어떤 효용가치가 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터무니 없이 값비싼 명품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존재감을 상승시키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의 부모들이 그런 값비싼 물건들을 사주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 아이가 기죽는 것이 싫어서... 남들이 다 가진 것을 자기만 못 가졌기 때문에 소외되는 것이 싫어서...
그런데 과연 그럴까?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끝없는 필요를 부모가 끝까지 책임져 줄 수는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런 소비행태는 과소비를 부추긴다. 단순히 남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또는 내 스스로의 자존감을 위해서 불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치명적인 것은, 자신이 소유한 것으로 인해서 자신과 남을 평가하는 자가 되어 간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그토록 싫어하시는 물신주의의 한 형태인 것이다.
남들이 가지고 즐기고 있는 것을 내가 가지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불편이나 손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자신의 자존감과 연결시키지 않는 훈련은 어렸을 때부터 배워야 하는 매우 중요한 교훈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물건을 사 줌으로써 해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물건과 자신의 자존감의 연결고리를 끊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내 딸들이 그런 훈련을 제대로 받기를 원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과 닌텐도, Wii, iTouch를 사는 것에 대해서 자주, 그리고 끈질기게 논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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