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10

(2005년 6월 3일에 쓴 글)

오늘은 좀 특별한 날이었다. 텍사스에만 있는 제도일 것 같은데, 여기서는 만 네살이 되면 유치원 전단계인 Pre-Kindergarten (Pre-K)를 다닌다. 이것으로 시작해서 공교육이 시작되는 셈이다. 대부분의 학교는 Pre-K부터 시작해서 Kinder 그리고 Elementary가 같이 있다.Pre-K는 주로 영어가 Native가 아닌 애들이나 미국인들 중에서 소득이 일정액 이하인 집의 애들이 주로 다닌다.
지난 1년 동안 하연이가 Pre-K를 다니고 얼마전에 졸업했다. 방학을 한 것이다. 그런데 방학이라고 마냥 노는 것이 아니다. 이제 Kinder부터는 본격적이 교육이 시작되기 때문에, non-native speaker인 애들은 방학 때 한 달간 집중적으로 영어 (쓰기와 대화)와 수학 교육을 받는다. 이 때는 그 동안 다니던 학교에서가 아니라 한 학교를 지정해서 그 일대에 있는 같은 처지의 학생들을 모아 놓고 가르친다.
오늘은 그 여름학기 수업의 첫째날이었다. 선생님들 중에선 한국인 선생님 한 분이 있고, 대부분의 경우가 Hispanic이었다. 그것은 이 지역에 Hispanic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연이는 많은 한국 애들이 한국 선생님의 반에 편성된 것과는 달리 멕시코계 미국인 선생님 반으로 편성이 되었다. 그 반에는 멕시코계 아이들이 많고, 한국 애들은 하연이를 포함해 세 명이었다.
오늘 저녁식사를 하는데, 학교 생활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하연이는 대단히 만족해 했다. 너무 재미 있다는 것이다. 안도를 하는 순간 하연이가 말했다.

"오늘 테스트 봤어요."
"그래?"
"근데, 선생님이 내가 Best래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너무 기뻤다. 하연이가 그렇게 훌륭하게 시험을 통과하다니... 너무 장했다.

"전체 학생들에게 물어본 것이었어?"
"아니. 한명씩 불러서 테스트 했어요."
"와, 대단하다! 하연이~~~"

한 참을 기뻐하다 물었다.

"무슨 테스트를 했는데?"
"숫자 세는 거요.."
"뭐?"
"One부터 Nine까지 셌어요..."
"... ... ..."
"내가 제일 잘했대요.."
"(실망)그럼 딴애들은 그것도 못해?"
"예.. 민희(하연이 친구)도 Nine까지 셀수 있어요.."

(사실 하연이는 영어로 100이상을 셀 수 있다... 아마 대부분의 한국애들은 비슷할 껄...)

"그리고, 오늘은 Five까지 쓰는 것 배웠어요.."
"(애써 실망한 표정을 감추며) 그래 대단하다.. :--:"

그 이후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반편성이 잘 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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