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마치고...

박수소리...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특별한 강의를 제외하고는 학생들이 박수치는 것을 보지 못했었는데... 지난 학기 강의할 때도 박수는 없었는데...
놀랐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고 모두들 나가는 복잡한 가운데, 강대상으로 찾아 오는 학생들...
"Kwangjin Lee! It was a great lecture!"
"I enjoyed it!"
"Thanks for the lecture, Mr. Lee."
등등...

그리고 같이 TA로 일하는 Anna는 "Good job, Kwangjin! It was interesting!"이라고 말해 줬고, 교수인 Dr. Hillmann은 "You did it very well."이라고 말하며 격려해 주었다.

머쓱했다.
사실 내가 받아야 할 칭찬은 아니었으니...

강의를 준비하면서, 무릎꿇고 기도했다. 이번에도 한 없이 부족한 내가 아니라, 주님의 능력이 드러나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서 함께 해 달라고...
강의안을 프린트하고 강의실로 향하기 직전. 방을 나서면서 약간 긴장이 되었다. 내가 보기에 논리적으로 약한 부분도 있고, 전체 강의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할지 감이 오지 않고, 시작 멘트와 끝을 어떻게 해야할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약간 불안했다. 그래도 주님께 맡기기로 했으니 담대하게 갔다.
조금 일찍 강의실에 도착하니 교수님이 먼저 와 있었다. 교수와 Gun control, 학생들의 paper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나눈 후, 강의실로 들어가서 강의 준비를 했다. 강의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오히려 마음은 너무 편안해졌고, 학생들이 눈에 잘 들어 왔다. 내 스스로가 기대가 되었다. 하나님께서 하실 일에 대해서...
강의를 시작한 첫 부분, 앞 뒤로 길게 되어 있는 교실이라서 그런지, 맨 뒤에서 안들린다고 불평이다. 그래서 마이크를 쓰기로 했다. 뒤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평소에 교수님에 마이크를 안 쓰는데, 그것에 불만이 있었던 모양이다.
도입부분에서 약간 해멨지만, 개의치 않고 그냥 말을 해 나갔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내 스스로도 즐기면서,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중간에 나간 학생들이 네 명 정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강의에 집중해 주었다. 착한 학생들...

훨씬더 적은 수의 사람들 앞에서 평가와 상관없는 자리에서 전하는 말씀은 왜 그리도 떨리고 긴장되는지... 그것은 하나님께서 보신다는 것, 그리고 내가 한 마디라도 잘 못할 경우, 그것은 영혼에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또한 내가 하는 말이 진리에서 벗어날 경우, 그 벌은 내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리라.

어쨋든 또 한 번의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번 학기 이 수업의 TA를 제안 받았을 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자리라는 확신이 들었었고, 하나님께서 나를 교수로 훈련시키시는 좋은 기회가 됨을 직감했다. 지금 돌아 볼 때, 그 확신 대로 진행되어 가고 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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